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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역사상 최고의 영화를 꼽을 때마다 늘 이름이 오르는 <시민 케인>을 다시 봤어요. 흑백에 80년도 넘은 영화라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보니 세상을 다 가진 남자가 숨을 거두며 남긴 한마디의 비밀을 쫓아가는 이야기라 추리 영화처럼 흥미진진하더라고요. 오늘은 줄거리와 가슴 먹먹한 결말, 그리고 이 영화가 왜 그렇게 대단한 평가를 받는지까지 쉽게 정리해 볼게요.
1. <시민 케인> 정보 및 줄거리
| 개봉 | 1941년 5월 (미국) |
| 감독 | 오슨 웰스 |
| 각본 | 허먼 맨키비츠, 오슨 웰스 |
| 출연 | 오슨 웰스, 조지프 코튼, 도로시 커밍고어, 에버렛 슬론, 아그네스 무어헤드 |
| 장르 | 드라마, 미스터리 |
| 상영 시간 | 119분 |
| 제작비 / 흥행 | 약 84만 달러 / 첫 개봉 약 160만 달러 |
<시민 케인>은 1941년에 개봉한 미국 영화예요. 당시 겨우 스물다섯 살이던 오슨 웰스가 감독과 각본, 주연을 모두 맡았는데, 이게 그의 첫 장편 영화였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믿기지 않아요.
영화는 으리으리한 대저택 '재너두'에서 시작해요. 미국 최고의 신문 재벌 찰스 포스터 케인이 손에 눈 내리는 유리 구슬을 쥔 채 '로즈버드'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둬요. 손에서 미끄러진 유리 구슬이 바닥에 떨어져 깨지는 장면은 지금도 명장면으로 꼽혀요.
케인의 죽음은 온 나라의 뉴스가 돼요. 하지만 그의 일생을 정리한 뉴스 영상을 본 기자들은 뭔가 빠졌다고 느껴요. 그래서 잡지사 기자 톰슨에게 케인이 마지막에 남긴 '로즈버드'가 무슨 뜻인지 알아 오라는 임무가 떨어져요.
톰슨은 케인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을 차례로 찾아가요. 어린 케인을 맡아 키운 은행가의 기록, 오랜 동업자 번스타인, 대학 시절부터 친구였던 릴랜드, 두 번째 아내 수전, 그리고 저택의 집사까지 만나 이야기를 듣게 돼요.
사람들의 기억을 따라가며 케인의 일생이 조각조각 드러나요. 가난한 시골에서 자란 소년이 갑자기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고, 신문사를 사들여 미국에서 가장 힘센 사람이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지죠.
저는 이 영화의 이야기 방식이 정말 신선했어요. 한 사람의 일생을 여러 사람의 눈으로 나눠 보여 주니까, 같은 사람인데도 누구에게는 영웅이고 누구에게는 외로운 사람으로 보이는 게 꼭 퍼즐을 맞추는 느낌이었어요.
2. <시민 케인> 등장인물
찰스 포스터 케인 (오슨 웰스) : 미국 최고의 신문 재벌이에요. 자신감 넘치고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지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결국 주변 사람들을 하나둘 잃어 가는 인물이에요.
제드 릴랜드 (조지프 코튼) : 케인의 대학 시절 친구이자 신문사 동료예요. 케인을 아끼지만 옳지 않은 일에는 바른말을 아끼지 않아서, 결국 케인과 멀어지게 되는 인물이에요.
수전 알렉산더 (도로시 커밍고어) : 케인의 두 번째 아내예요. 평범한 여성이었지만 케인의 욕심 때문에 원하지 않는 오페라 가수의 길을 걷게 되며 큰 상처를 받아요.
번스타인 (에버렛 슬론) : 케인의 신문사를 함께 키운 충직한 동업자예요. 끝까지 케인을 좋게 기억하며, 그의 젊은 시절 꿈과 열정을 따뜻하게 이야기해 주는 인물이에요.
월터 대처 (조지 쿨루리스) : 어린 케인의 재산을 맡아 관리한 은행가예요. 케인과는 늘 사이가 좋지 않았고, 그를 버릇없는 부잣집 도련님으로 기억하는 인물이에요.
메리 케인 (아그네스 무어헤드) : 케인의 어머니예요. 아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고 싶어 어린 아들을 은행가에게 맡겨 떠나보내는, 마음 아픈 결정을 내리는 인물이에요.
톰슨 (윌리엄 앨런드) : '로즈버드'의 뜻을 찾아다니는 기자예요. 얼굴이 거의 나오지 않고 뒷모습과 목소리로만 등장해서, 관객이 그의 눈을 통해 케인의 일생을 따라가게 돼요.
3. <시민 케인> 실제·제작 이야기
<시민 케인>은 실화는 아니에요. 하지만 주인공 케인은 당시 미국 최고의 신문 재벌이던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를 떠올리게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거대한 저택과 수많은 신문사, 정치에 뛰어든 모습까지 닮은 점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허스트는 이 영화를 무척 싫어했다고 해요. 그의 신문들은 영화 광고를 싣지 않았고, 영화가 개봉하지 못하게 막으려는 움직임까지 있었어요. 그 탓에 많은 극장이 상영을 꺼렸고, 영화는 처음에 손해를 봤어요.
촬영 기법은 정말 혁신적이었어요. 촬영 감독 그레그 톨런드와 함께 화면 앞쪽과 뒤쪽을 모두 또렷하게 찍는 기법을 썼고, 천장이 보일 만큼 카메라를 바닥 가까이 낮춰 찍기도 했어요. 지금은 흔한 방법이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던 촬영이었어요.
오슨 웰스는 영화 일을 해 본 적이 거의 없는 라디오와 연극 출신 감독이었어요. 영화사와 아주 파격적인 계약을 맺어서, 감독이 영화의 모든 걸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었다고 해요. 젊은 감독에게 그런 자유를 준 건 당시 할리우드에서 정말 드문 일이었어요.
이 영화의 각본을 둘러싼 이야기는 2020년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영화 <맹크>로도 만들어졌어요. 각본가 허먼 맨키비츠의 시선으로 <시민 케인>이 탄생한 과정을 그려 다시 한번 이 작품이 주목받았어요.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이유를 새삼 느낄 수 있었어요.
4. <시민 케인> 결말 (스포 주의)
여기부터는 결말이 나오니 아직 안 보신 분은 조심해 주세요. 젊은 케인은 신문사를 사들여 가난한 사람들 편에 서겠다고 큰소리치며 승승장구해요. 대통령의 조카와 결혼하고, 주지사 선거에도 나가며 성공의 꼭대기에 올라요.
하지만 선거 직전, 케인이 평범한 여성 수전과 몰래 만나 왔다는 사실이 신문에 터지면서 그는 선거에서도 지고 첫 아내와도 헤어져요. 그 일로 친구 릴랜드와도 사이가 틀어지게 돼요.
케인은 수전과 결혼한 뒤 그녀를 유명한 오페라 가수로 만들려고 거대한 극장까지 지어요. 하지만 노래 실력이 부족한 수전은 비웃음만 사고, 견디다 못해 큰 상처를 입어요. 결국 수전마저 거대한 저택 재너두에 갇혀 살다가 케인을 떠나 버려요.
홀로 남은 케인은 분노에 휩싸여 수전의 방을 부수다가, 눈 내리는 유리 구슬을 발견하고 멈춰 서요. 그리고 조용히 '로즈버드'라고 중얼거려요. 그 뒤로 그는 넓은 저택에서 외롭게 살다 세상을 떠나요.
기자 톰슨은 끝내 '로즈버드'의 뜻을 찾지 못하고, '한 단어로 한 사람의 인생을 설명할 수는 없다'며 조사를 마쳐요. 그런데 관객에게만 마지막 비밀이 공개돼요. 일꾼들이 저택의 잡동사니를 불태우는데, 그 속에 어린 시절 케인이 타던 썰매가 있었고 그 위에 '로즈버드'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어요.
그 썰매는 어머니 품을 떠나기 직전, 눈밭에서 행복하게 놀던 어린 케인이 타던 것이었어요. 저는 세상을 다 가진 남자가 마지막에 그리워한 게 돈도 권력도 아닌, 엄마 곁에서 뛰놀던 어린 날이었다는 사실에 한동안 마음이 먹먹했어요.
5. <시민 케인> 국내 해외 반응
개봉 당시에는 평론가들의 칭찬이 쏟아졌지만, 신문 재벌의 방해로 흥행은 저조했어요. 미국 아카데미에서는 9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각본상 하나만 받았고, 시상식에서 이름이 불릴 때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고 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평가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영국 영화 잡지가 10년마다 발표하는 역대 최고 영화 조사에서 1962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다섯 번 연속 1위를 차지했어요. 2012년과 2022년 조사에서도 여전히 최상위권을 지켰어요.
미국 영화 연구소가 뽑은 역대 최고의 미국 영화 순위에서도 1998년과 2007년 두 번 모두 1위에 올랐어요. 1989년에는 미국 의회 도서관이 보존할 영화 첫 명단에도 들었어요. 개봉 당시의 방해를 생각하면 정말 극적인 반전이에요.
해외 평론 모음 사이트에서도 평론가 신선도 99퍼센트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어요. 원래 100퍼센트였는데, 2021년에 개봉 당시 쓰인 옛날 혹평 하나가 새로 발견돼 추가되면서 점수가 바뀐 재미있는 일도 있었어요.
국내에서도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하는 교과서 같은 작품으로 꼽혀요. '처음 볼 때는 왜 명작인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 지금 영화들이 다 이 영화에서 시작됐다'는 평이 많아요. 다만 흑백 화면과 옛날식 대사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의견도 함께 들려요.
6. 빌리언의 총평 & 별점
<시민 케인>은 왜 '영화의 교과서'로 불리는지 보면 볼수록 알 수 있는 영화예요.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보는 촬영 방법과 이야기 방식이 80여 년 전에 이미 이 영화 안에 다 들어 있었어요.
오슨 웰스의 연기도 정말 놀라웠어요. 스무 살 청년부터 일흔이 넘은 노인까지 혼자 연기하는데, 분장뿐 아니라 걸음걸이와 목소리까지 바뀌어서 한 사람의 일생을 고스란히 보는 느낌이었어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처음에는 이야기 흐름이 조금 낯설다는 거예요.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지 않고 여러 사람의 기억을 오가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헷갈리실 수 있어요.
조연들의 연기도 좋았어요. 특히 릴랜드 역의 조지프 코튼과 번스타인 역의 에버렛 슬론은 각자 다른 시선으로 케인을 기억하며, 짧은 등장에도 깊은 여운을 남겼어요.
그래도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지금 우리에게도 너무 와닿아요. 돈과 명예를 아무리 많이 가져도 마음 깊은 곳의 외로움은 채울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정말 소중한 건 어린 시절의 작은 행복일 수도 있다는 것이요.
마지막에 불길 속에서 썰매가 타들어 가는 장면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아요. 그 장면 하나 때문에라도 이 영화를 꼭 한 번 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차분히 집중할 수 있는 날, 천천히 감상해 보시길 추천해요. 여러분에게 '로즈버드'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간직하고 싶은 기억은 무엇인가요? 댓글로 나눠 주시면 반갑게 읽어 볼게요.
⭐ 빌리언의 별점: ★★★★☆ (4.5 / 5)
💬 빌리언 한줄평: 세상을 다 가진 남자가 끝내 그리워한 건, 눈밭의 썰매 하나였어요.
📚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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